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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도 책갈피에 눕는다
박종영 2006. 12. 23. 오후 11:29
5854
박종영 2006. 12. 23. 오후 11:2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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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도 책갈피에 눕는다
가을 길에서 쓸쓸해하던
은행잎 한 개,
추억처럼 날아와
기어이 내 일기장 책갈피에 숨어
집 한 채 지었다
어떤 여인의 사랑이 되었을까?
샅샅이 책장을 뒤진다
단단히 안으로 걸어 잠근 것인가
노란 정사(情事)의 율동이 잡히질 않는다
출중한 은둔 술은
묵언의 종이,
그 배려가 장막을 치고 있기 때문인가
문득 지나간 가을
청명한 한 줄기 햇살을 손에 쥐고
미리 막지 못한 일탈의 게으름을 후회한다
지금쯤 키 큰 자기들의 숲에 있다면
따스한 겨울 강을 건너고 있을 것이다
아직도 싱싱한 냄새를 풍기는 종이,
하얀 동질의 간격에서
더욱 납작하게 숨어 있을
노란 은행잎 한 개,
그 숨 막히는 극치를 맛보기 위하여
나도 책갈피에 눕는다
글/박종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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