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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풍지 소리

박종영 2009. 03. 04. 오후 03:36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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문풍지 소리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박종영

어둠이 시작되면
문밖의 세상을 눈 부라려 밀어낸다
네모난 모서리마다 가지런히
창호의 깃을 달고 바람의 심술을
하얀 웃음으로 평정하는 문풍지,
심한 닫힘이 있을 때마다 더욱 견고하게
 
안간힘의 소리로 따스한 아랫목
잔잔한 기척을 잠재우고
긴 겨울밤, 문틈으로 엿보는
아리따운 나신의 신음에도
숙명처럼 눈을 감는 문풍지 소리,
첫새벽이 왔을 때에야
비로소 소리의 옷을 접는다

댓글 5개

포아풀 2009. 03. 05. 오후 12:55

어느 절집의 가지런한 고무신... 금방이라도 문풍지 떨리며 문이 열릴 듯...

박종영 2009. 03. 06. 오전 05:53

지금은 고급 샷시로 장치한 현대판 문으로 되어 있어 창호의 울림을 듣지 못합니다. 포아풀 시인님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늘 좋은날 되시고 건승을 빕니다.감사합니다

오정헤 2009. 03. 06. 오후 02:47

선생님의 글을 읽을 때 마다 희뿌연 그리움의 액채가 온 마음에 잔잔히 퍼집니다. 감동^^

김재원 2009. 03. 09. 오후 11:06

와!!!! 제가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풍경의 사진입니다 문풍지, 긴 겨울밤...... 이런 단어들도 왠지 정감있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요 제 어린 시절 살았던 고향집의 모습도 꼭 저랬답니다 지금은 흔적도 없어졌다는 것이 서글픔을 느끼게 합니다 봄이 오는 지금 하늘은 맑고 푸르더군요 모든 분들의 마음도 맑았으면 좋겠습니다 잘 보았습니다

김문숙 2009. 03. 17. 오전 06:25

문풍지 소릴 듣는 밤이 참 평화로웠지요. 어른들 고단히 코고는 소리 거친 숨사이로 들려 오던 한 겨울 밤 문풍지 소리 그 소리를 간직하고 있는 것도 행복함입니다. 감사합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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